두뇌 훈련 게임'은 효과가 있을까: 연구가 실제로 말하는 것
퍼즐이나 반응속도 게임을 만들다 보면 "이거 두뇌 훈련에 좋아요"라는 말을 붙이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실제로 이 시장은 크고, 그런 문구는 잘 팔린다. 다만 그 문구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얼마나 튼튼한지는 따로 살펴볼 문제다.
11,43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2010년 『Nature』에 실린 에이드리언 오언(Adrian Owen)과 동료들의 연구는 이 주제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대규모 연구다. 연구진은 만 명이 넘는 참가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6주 동안 추론·기억·계획 등을 다루는 두뇌 훈련형 과제를 반복시켰다. 결과는 명확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훈련한 바로 그 과제에서는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훈련하지 않은 다른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검사에서는, 심지어 훈련을 가장 많이 한 참가자 집단에서도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훈련한 것만 잘하게 됐지, 그 향상이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왜 '했던 것만' 좋아지는가
이 결과를 이해하려면 인지훈련 연구에서 쓰는 '전이(transfer)'라는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학습 효과가 훈련한 바로 그 과제나 아주 비슷한 과제로 옮겨가는 것을 '근전이(near transfer)'라고 부르고, 훈련과 표면적으로 관련 없어 보이는 전혀 다른 인지 영역으로까지 옮겨가는 것을 '원전이(far transfer)'라고 부른다. 두뇌 훈련 게임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대부분 이 원전이가 실제로 일어나느냐다. 오언의 연구를 포함해 여러 대규모 연구가 근전이는 비교적 쉽게 확인하지만, 원전이는 잘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그 크기가 작다는 결과를 반복해서 내놓았다. 예를 들어 숫자 기억 게임을 매일 하면 숫자 기억 과제 자체는 확실히 빨라지지만, 그 능력이 회의 중 여러 안건을 동시에 챙기는 실제 업무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이 구분이 말해주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이 게임을 계속하면 실제로 똑똑해진다"는 식의 주장은 대개 원전이를 전제로 하는데, 지금까지의 증거는 그 전제를 강하게 뒷받침하지 못한다.
위약 효과라는 또 다른 함정
이 분야 연구에는 방법론적으로 까다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참가자들이 "이걸 계속하면 똑똑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실험에 참여하면, 그 기대 자체가 사후 검사에서 더 잘하려는 동기를 만들어내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기대 효과 또는 위약 효과라고 부른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최근 연구들은 두뇌 훈련 조건과 비슷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다른 활동, 이를테면 퀴즈를 풀거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활성 대조군'을 함께 두는 방식으로 실험 설계를 다듬어왔다. 훈련 집단과 활성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도 원전이 효과가 뚜렷하게 남는지가, 최근 이 분야 연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과장 광고에 대한 제재
과학적 논쟁과는 별개로, 실제로 법적 제재까지 간 사례도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6년 두뇌 훈련 앱 루모시티(Lumosity)를 운영하는 루모스랩스(Lumos Labs)와 200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발표했다. 근거로 제시한 문제는 이 회사가 자사 게임이 치매나 인지 저하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킨다는 식의 주장을 광고에서 반복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와 별도로 법원은 5천만 달러 규모의 배상 판결도 함께 내렸지만, 회사가 실제로 이를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이 부분의 집행은 유예됐다. 최종적으로 실제 오간 돈은 200만 달러였지만, 규제 당국이 판단한 '피해 규모' 자체는 훨씬 크게 산정됐다는 뜻이다. 두뇌 훈련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법이라거나 무가치하다는 판단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구체적 건강 효과를 마케팅에 쓴 것이 문제가 됐다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학계 안에서도 갈린 입장
2014년에는 이 주제를 둘러싼 학계의 균열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스탠퍼드 장수연구센터와 막스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가 주도한 성명에는 전 세계 인지과학자 약 70명이 이름을 올려, 두뇌 훈련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약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 산업과 가까운 연구자 그룹은 별도의 반박 성명을 내고, 특정 조건에서는 훈련 효과가 실제로 전이된다는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즉 이 주제는 지금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완전히 합의되지 않은 영역이다. "두뇌 훈련은 소용없다"도, "두뇌 훈련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도 지금 나와 있는 증거를 넘어서는 단정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과장 광고를 가려내는 짧은 체크리스트
이 분야의 마케팅 문구를 볼 때 스스로 확인해볼 만한 질문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기억력이 좋아진다"처럼 훈련한 바로 그 과제 안에서의 향상을 말하는지, 아니면 "업무 능력이 좋아진다"처럼 전혀 다른 영역까지 확장해 말하는지 구분해본다. 후자일수록 과장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치매를 예방한다"처럼 구체적인 의학적 효능을 약속하는 문구가 있는지 본다. 이런 문구는 정확히 루모시티가 제재받은 지점과 같다. 셋째,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회사 자체 연구인지, 아니면 독립된 제3의 학술지에 실려 다른 연구자들의 검증을 거친 연구인지 확인해본다. 이 세 가지만 습관적으로 따져봐도, 두뇌 훈련류 마케팅 문구의 상당수가 실제 증거보다 앞서 나간 표현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다.
두들게임즈는 이 범주에 서지 않는다
이 모든 배경을 알고 나면 결론은 오히려 단순해진다. 두들게임즈는 인지능력 향상이나 두뇌 훈련을 목적으로 만들지 않았다. 짧게 즐기는 캐주얼 퍼즐일 뿐이고, 여기 실린 배경지식 글들은 게임의 소재가 된 심리학·수학 개념을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지 우리 게임이 어떤 인지적 효능을 준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재미있게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두들컬러나 두들터치를 하다 보면 색 구분이나 순발력이 순간적으로 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그 판, 그 순간에 한정된 익숙함일 뿐 위에서 설명한 원전이를 보장하는 근거는 아니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밝혀둔다.